마치 이태리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이태원 빌라 드 라비노. 쉐프와 소믈리에겸 서비스 담당이 각 1명씩 총 두명이서 운영하는 작은 식당이다. 유수의 블로그들을 보다가 꼭 가보고 싶다는 마음에 방문하게 되었다.
외관.
차 댈곳이 없어서 사우디대사관. 엔틱가구거리쪽에서 겨우 주차를 하고 식당을 찾아 골목을 올라가는데 동네가 참 깨끗하다. 그리고 지도를 따라 골목을 지나서 나오는 이 식당의 겉모습은 잘 왔다는 생각을 하게 함이 충분하다.
빌라드 라비노 대략의 분위기.
4인 테이블이 4개. 손님이 차고넘칠때 대응 할 수 있도록 입구쪽에 2인석이 마련되어 있었다. 최대 5팀을 소화 할 수 있는 작은 식당. 이국적이고 차분해지고 기분좋아지는 그런 곳이다. 테이블 개수가 별로 없어 예약을 하고 가는것이 좋겠다.
Tasting 7 Course를 주문드리고 분위기상 와인을 안먹을 수가 없어 차에 가서 맥매니스 까쇼를 소믈리에께 전달 해 드리고 다시 앉았다. 와인을 받아들고 나서야 소믈리에분과 쉐프분이 긴급하게 메뉴 회의를 하신다.
그렇게 탄생한 메뉴. 물론 식당에 준비된 재료는 한정적이겠지만 어쨋든 이렇게 인디비쥬얼 한 메뉴를 받아들고 보자니 그야말로 기분 난다.
식전빵.
배가 고프고 입이 말랐는데 따듯한 빵에 질 좋은 올리브유와 소금 찍어 먹으니 양 턱끝이 기분좋게 시리다. 식전빵을 다 먹을 즈음 안쪽 자리가 나서 옮겨주셨다.
단호박퓨레를 곁들인 가리비 관자.
단호박과 관자?라고 서로 고개를 갸우뚱 거렸지만 애초에 이런 뻔한 식감이나 조합에서 벗어난 식사를 해보고 싶어 온거라 좋았다. 생각보다 괜찮은 조합이었던 것 같다.
구운 싱아지 요리.
자반구이 와 참치 외, 생선에는 문외한인 내가 먹어도 참 맛있었던 메뉴. 그런데 싱아지가 도대체 무슨 생선인지 모르겟다. 검색해도 나오지 않는다.
라구 파스타 나오기 전 총각무피클이 나오고. 이런 스타일이 이탈리안인가 싶다.
네시간동안 끓였다는 라구소스를 곁들인 파스타.
오래 졸인 라구는 참 특별한 풍미와 맛을 낸다. 면의 식감과 참 잘 어울린다.
스테이크 나오기 전 라구로 칠갑한 입안 한번 정리하라고 나온 자두,복숭아 그라니타. 입안이 개운해 진다.
게랑드, 히말라야암염, 그리고 기억나지않는 소금 깔리고 (아마 트러플소금이었던 것 같다.)
사르데냐식 채끝스테이크라고 하는데 왜 사르데냐식인지는 모르겠다. 굽기가 끝내준다.
붉은 빛이 다소 부담스럽지만 실상 먹어보면 겉바안촉으로 전혀 부담스럽지 않고 질기지도 않다. 7코스에 나오는 메인치고 양도 상당하다.
가장 좋았던건 끝내주는 식감과 풍미를 보여주었던 치악산 큰송이 버섯. 버섯에서 어떻게 이런 맛이 나는지 참 신기하다. 인터넷으로 소량 구입도 가능하던데 연말 송년모임상에 꼭 올려야겟다는 다짐을 했다.
서빙 템포를 조금 빠르게 부탁드리니 스테이크와 거의 같은 속도로 나왔던 구운감자와 아스파라거스. 배터진다.
부족하면 파스타 하나 더 해주신다는 말씀에 대번에 부탁드린 까르보나라.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크림까르보나라가 아니다. 크림은 이탈리아에서 전해진 까르보나라가 미국식으로 굳어진거라고.
참으로 맛있다. 며칠 후 집에서 바로 시도하고 성공도 했다는 후문.
크림브륄레로 식사를 마무리.
차분하고 이국적인 분위기 속에서 여유있게 식사 할 수 있는 빌라드 라비노. 처음에는 다소 과한 접객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내 그 안에서 프로페셔널과 따듯함 그리고 음식에 대한 열정을 느꼈다. 메인 1개씩을 주문하면 콜키지는 없다고. 좋아하는 와인을 가져와서 코스를 부탁드리면 즉석에서 와인과 페어링 할 수 있는 멋진 메뉴가 탄생하는 곳. 서양식당이 아니라 정통 이탈리안을 지양한다는 멋진 쉐프와 소믈리에 두 분과 친해지고 싶다. 11시 30분이 라스트 오더. 1시까지 영업을 한다고 하니 다음에는 늦은시간 한번 들려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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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협한 주관과 입맛을 가지고 작성되는 글 입니다.
사실과 다른 점이나 상식에 어긋나는 점은 언제든지 지적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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