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반에 줄기차게 드나들던 신촌 황소곱창으로 아내와 들려 보았던 날. 어린시절 이 골목에서 여러 사람들과 좋은 추억 가득했었는데 이제는 아련하기만 하다.
변하지 않은 외관. 오랜만이라고 하기에도 무색한 시간후에 들려보니 이 골목의 소곱창 원조격인 이 집 외에도 몇군데가 포진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10여년전에 40년 전통이라고 써있던 것 같은데 간판은 주기적으로 교체가 들어가는 것 같다.
이날이 총선 날이었어서인지 평일 낮인데도 사람이 아주 많구나.. 테이블 간격이 생각보다 좁아 앉기전에는 조금 불편하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이 드는데. 운영 방식도 조금 불편하다. 임의로 1열과 2열을 나눈다 치면 열마다 이미 자리한 테이블을에서 한칸 띄워서 앉는게 아닌 무조건 바로 옆 테이블로 착석을 유도하는 형태로 안내하는데. 식당에서 곧 손님이 찰 것을 예상하고 어차피 똑같다고 안내를 하지만 어차피 똑같다면 그냥 앉고싶은대로 앉게 하면 안되나 싶었다. 개인차는 있겠지만 내게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포인트.. 물론 가게 룰에 따르긴 했지만..^^
메뉴. 10여년전 가격과 크게 차이나보이지 않는 메뉴들. 궁금해서 2009-10년. 약 10여년전 자료를 찾아보니 황소곱창 가격이 12,000원이다. 특이한점은 금, 토요일은 볶음밥이 제공되지 않는다니 물론 가게에서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한 영업방침이겠지만 시작이 그래서 그런가 이것도 내게는 불친절하게 다가온다.
주문을 하고 이내 간단하게 깔리는 기본 찬. 콩나물뚝배기가 뜨끈하게 같이 나오는 게 마음에 든다. 우리는 곱창, 대창, 벌집양 각 1인분으로 주문.
주방에서 불판을 달궈 초벌을 조금 해가지고 나오는 곱창 한판. 우리상에 올려놓자 마자 바로 먹기좋게 손질 해주신다. 아까 얘기했던 자료를 보니 예전에도 벌집양이 있었지만 이렇게 따로 주문 할 수 있는지는 몰랐다. 곱창이나 대창보다 더 기대가 되는 녀석.
금방 익는 염통 먼저 한 두점 맛보면서 곱창 익어가는 인고의 시간을 겨우 버틴다.
곱과 양들 모두 손질 한 뒤에는 부추와 버섯 양파 듬뿍 위에 올려서 함께 곁들일 수 있도록 준비.
벌집양 디테일 컷. 탕에 들어가는 소 내장부위로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부위. 구워먹는 식감이 어떤지 궁금하다. 벌집양은 소 위의 한 부분이다.
대창 디테일컷. 요건 뭐 맛이 없을래야 없을 수 없는 부위이고...
그리고 개인적으로 구이보다 탕에 들어가는걸 선호하는 곱창. 이건 아내가 좋아하는 부위.
이제 인고의 시간이 끝나고 잘 익은 부위 한점씩 맛보고 있으면 이렇게 와서 기름을 한번 빼 주신다. 다른 테이블들은 이 과정이 익숙한지 먼저 빼달라고 요청하는 것도 더러 보았다. 각 부위의 1인분은 두명이서 먹기 부족함이 없었고. 잠시 선거방송에 한눈파느라고 조금 오버쿡 했는데 사진에서 보는 것 보다는 조금 덜 익혀먹는것이 식감도 맛도 더 괜찮다. 근데 대부분의 소곱창파는 바삭하게 익혀먹는 편이더라는..
볶음밥을 요청하면 기름을 한번 더 빼고 볶아주는데 사실 불판에 고기기름으로 볶아져 조금 고소해진 것 빼고는 볶음밥 자체에 특별한 임팩트는 없었다. 그 기름을 다 빼지 않았으면 조금 나았으려나. 기름 빼지말고 그냥 해달라고 말씀드리려다 한번 더 불편한 상황이 생길 것 같아 두었다.
10여년전 20대 중반엔 이 곱창가격이 만만치 않아 특식같은 느낌이었는데. 아직도 이곳 청춘들 사이에서 그렇게 소비되어지고 있는 듯 했다. 지금도 이곳에서 한번 기름칠 한 주에는 소박한 안주를 찾아다니는지는 모르겠지만 매일 먹을 수 없던 이 소곱창집에 한번 들려 기분내면 그게 그렇게 좋았던 그 시절이 아련하고 그립다.
신촌 60년전통 황소곱창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52-148
매일 15:00 - 03:00
02-337-2640
*편협한 주관과 입맛을 가지고 작성되는 글 입니다.
사실과 다른 점이나 상식에 어긋나는 점은 언제든지 지적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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