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늦은시간까지 야근 후 귀가하던 날.
아무 생각없이 지나치던 우체통을 보고 생각이 들었다.
' 주소만 맞다면 산골짜기라도 편지는 찾아가겠지. '
그럴것이다.
주소만 맞다면.
넓디넓은 미국땅의 이런 곳 까지도.
그리고 이어지는 생각.
관계에 대한. 내가 살고있는곳에 대한
물리적인 주소가 아닌. 다른 것.
나의 태도나 생활과 심성과 사랑을
그러니까 나의 전체적인 느낌과 감성을
유형적으로 실체화 할 순 없지만
그것들을 모아 하나의 주소라고 한다면
' 이 주소로 누군가 찾아 오겠지. '
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씩 나는 조바심이 난다.
나도 모르게 중심에서 벗어나
다른것들의 영향을 받을 때.
나의 기준이 아닌 다른 기준을
스스로 적용 할 때.
나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그렇게 되곤 한다.
그럴 필요가 없다고 다짐 하면서도.
그러지 말자.
내가 해야 할 일은 말이지,
내 주소가 확실하고 찾아 올 수 있도록
나의 우체통이 빛바랠때 매직으로 덧써가며
나의 중심을 바로잡는 것.
나에게 누군가 와 주었을 때
알아 볼 수 있는 상태에 있는 것.
찾아와줘서 고맙다고.
나 또한 잘 찾아갈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고. 말 할 수 있는것.
그렇게 누군가와 주소가 같아지는 일이
생긴다면 얼마나 좋을까.